magicman 2023. 3. 26. 10:15

 

어제 오후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.  뉴욕 롱아일랜드의  양로원에서 온 전화이다.

장ㅇㅇ 를 아느냐구?  그리고 그사람과 어떤 관계이냐고  묻는다.  오래전 부터 아는 사람 이라고 했다.  왜 그러느냐고

물으니 그사람이  사망 하였는데  연락할수 있는 사람의 번호가 내 번호뿐 이라고 한다.  언제 사망 했으며 , 왜 사망 했는지

물었으냐 . 알겠다고  죽었다. 하면서 전화를 끊는다.

 

오래전 , 지금 사망했다는  장 선생과 처음 만나던날 이 새삼 떠오른다. 그때가  아마 20 여년전쯤 되었다. 나는 뉴져지의 

어느 쇼핑몰에서 Cafeteria 를 했었다.  아침 이른시간  문열자 마자  허름한 차림의 한국사람이 왔다. 물론 쇼핑몰 안 에 

있으니 지나가는 손님은 많으나 거의 미국인들 이고  동양인은  많지 않은 그런 몰 이였으니, 좀 의아해 했고  , 옆에 들고

있는 신문은 중국신문 이였다.  의자에 앉으며 커피를 시키는것이다. 한국 사람이다.   내가 물었다 . 중국신문을 들고 있어

중국사람 인줄 알았다고.  하면서  그 신문을 읽으시면  다 이해가 되느냐고? 했더니 한문을 배울려구요, 한다.

 

그렇게 장선생과 처음 만나 오랜시간 대화를 해 보니  한국에서 고등학교 선생도 했고  또 개인기업에서 일도 했고 하면서

지나간 얘기를 한다. 첫 인상과 달리  이런 저런 대화를 참 많이한 사람이다. 나이는 나보다 10년 년상의 그런 나이이고 

한때 아버지가 살고 있는 일본에 가서도 몇년 지냈고, 아무튼 삶이 편하지는 않아 보였다. 아버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

재일동포 이시고  삿뽀로에 산다고 했다. 또 이복 형제들도 그곳에 살고 있고,, 하면서 신상에 얽힌 얘기도 많이 해 주었다.

 

한참이나 세월이 흐른 어느날  와이프 와 이혼하고 혼자 지낸다고 했다. 이혼한 와이프는 같은 뉴져지에 살고 있었고 

자기는 뉴욕의 부루클린 끝의 바닷가 코니아일랜드 에서 장사를 한다고 하며 ,, 또 몇년의 시간이 흘렀다. 

3년전쯤 어느날 우리들이 자주 가는 패스트푸드점에 불쑥 나타나서 나에게  자기가 뉴욕의 양로원에 있는데 그곳에서

비상 연락처를 적으라고 하는데  내 전화번호와 이름을 적겠다고 한다.  내가 그랬다.  적는건 좋은데  양로원에서 

연락을 할때는  아프다든지 아니면 갑자기 사망시 이럴때 연락할려고 하는것 같은데  이혼했어도 부인 이였으니

그 전화번호나 아들 전화번호를 적으면 더 좋지않겠느냐고 했다. 그분의 얘기는 와이프 도 아들도 보기 싫어서 

그러고 싶지않다고  하며 커피 한잔 나누고 돌아갔다.

 

그날 이후 내가 몇번의 전화를 해 봤으나 불통이였다. 그런후 사망했다는 연락이 나에게 온것이다. 내가 할수 있는게

아무것도 없다. 아마 가족이 연락이 않되면 미국법에 따른 장례처리를 할것이다. 많은 얘기속에 평생의 삶이 평탄치

않았고 세상에 대한 불평도 많았던 분 이였는데 그의 죽음도  편치않게 마무리가 된 인생을 볼수 있었다.

편안히 영면 하시기를 빌뿐이다. 한국에도 딸 , 아들 형제가 있다고 들었는데 연락은 되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나 

연락처도  다른 인적사항도 모르니 ,  그렇게 마쳤구나 . 하는  생각일뿐.  고독한 이민자의 마지막 이다.